교육현장, 교사가 말한다 - 서면 인터뷰(중등) l 신선호 대안학교 교사

2023-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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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 교사가 말한다 - 서면 인터뷰(중등) 

     


신선호 / 협회회원, 대안학교 교사

*인터뷰어 : 장민지 / 회복적정의연구소 연구원


지난 7월 18일 서울 서이초의 1학년 담임교사가 학교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년차 교사였던 A씨는 최근 과도한 업무와 더불어 악성 민원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19일 성명을 내고 경찰의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촉구했다. 현재 많은 추모의 물결이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문 앞에 일어나고 있다.

 

본 저널은 위 사건을 계기로 학교 현장에서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교사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합니다. 이야기를 통해 교사의 입장에서 학교 현실을 짚고, 교사들의 필요와 나아갈 방향을 회복적 정의 입장에서 조명하고자 합니다.



1.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충북 진천, 대안학교에서 근무하는 신선호입니다.



2. 서이초 사건을 보면서 어떤 느낌이었는지 말씀해 주세요. 

 이제 막 새내기 교사로 걸음마를 떼며 아이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성장해야 할 교사가 얼마나 막막하고 견디기 어려운 고통으로 숨이 막혔을까가 고스란히 전해져 며칠 가슴이 먹먹했어요.



3.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느끼셨는지 사례를 들어 자세히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어느 분야나 처음에는 서툴지요. 교사들도 처음 발령을 받고 교단에 서지만 수업도 생활지도도 학급운영도 서툴기만 합니다. 하나하나 시행착오를 거치며 배워나가는 과정임에도 아이들 간 갈등이 발생하면 학부모의 개입이 선을 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자신의 자녀 말만 듣고 판단하여 감정이 상하면 도통 학교 교사의 사실적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고 법적인 잣대만 들이대며 협박을 일삼습니다. 특히 학교폭력과 연루되었을 경우에 더욱 더... 서이초 교사도 필시 어린아이들 간 발생한 갈등 관련하여 학부모들의 악성민원이 빗발치고 새내기 교사로서 감당하기 어려운 자괴감과 무력감이 자신을 짓눌렀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4. 이런 일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이유는 교사들이 교육할 수 있는 법률적 권한이 너무도 미약한 가운데 학교폭력과 관련된 법률은 점차 응보적인 방향으로 강화되고 있었어요. 학교폭력 발생시 가해자를 가려 응징하고 입시에 불이익을 주는 대책이 여론을 통해 강화되면서 자신의 자녀가 일찍부터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낙인을 만들고 싶지 않다 보니 학교의 담임에게 자신의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은 거겠죠. 또한 아동학대 처벌법이 생긴 이래 수많은 아이들이 생활하는 교실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어떤 말이나 조치도 누군가에게는 정서적 학대라고 주장하게 되었다고 봅니다.



5. 어려운 가운데서도 교사 일을 계속하게 하는 힘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어렵지만 그래도 교실에는 맑고 순수한 마음으로 배우고 성장하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 아닐까...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 속에서 나의 진심과 노력을 알아주고 어느 날 부쩍 성장해 있는 또 다른 아이들이 있기에 힘들지만 계속해왔다는 마음이 들어요.



6. 선생님께는 '교육'이 어떤 의미일까요?

 아이들 하나하나의 잠재력이 발현되도록 촉진하고 사랑으로 기다려주는 과정... 모든 아이들은 자신만의 씨앗을 품고 자신의 속도대로 성장하고 있기에 이를 다방면에서 촉진하며 애정을 쏟아주는 과정이지요.



7. 더 나은 학교 공동체를 꿈꾸며 학생들과 학부모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특히 학폭이 발생했을 때 부탁하고 싶은 부분이 있으실까요?

 학교폭력이라는 위기는 성장과 교육의 기회라는 점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학교에서의 갈등상황에서 나와 타인의 감정과 자신의 언행으로 인한 영향을 제대로 이해하고 공감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학교를 믿고 대화의 장에 함께 해야 한다는 점을 부탁하고 싶어요. 그래야 한 명이라도 관계의 끈이 끊어지지 않고 서로 화해하고 용서하면서 성장할 수 있답니다.



8. 이번 사건을 통해서 교사분들의 필요가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필요가 있으신지, 어떤 지원이 필 요한지 현장에 계신 교사의 관점에서 말씀해 주시기 부탁드립니다.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보장되도록 교원의 지위 향상을 위한 정책과 정당한 교육활동 관련하여 수사기관의 조사나 기소 과정에서 교육활동이나 학교환경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마땅합니다. 이를 위한 아동복지법 개정 법률이 필요해요. 학교폭력 처리 과정에서 법률적 잣대로만 처리하게 되면 악성민원과 소송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므로 경미한 학교폭력에 대해 교사들이 교육적 관점에서 해결하고 상호 화해할 수 있도록 법률이 개정되어야 합니다. 교사들이 교육활동에 전념하도록 학부모의 민원은 학교장이 해결하도록 하고, 교사들이 수업과 생활지도에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을 수 있도록 학급당 인원 감축 및 잡무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을 강구해야 합니다.



9. 인터뷰를 마치며 간단한 소회를 나눠 주시기 바랍니다. 

 오랜 기간 교직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좀 더 일찍 교원의 지위 향상과 악법에 저항하지 못해, 숨진 새내기 교사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할 뿐입니다. 부디 제2, 제3의 희생자가 나오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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