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J 저널 12월호] 아파트, 협동조합을 만나다 _ 손병기(위스테이별내 사회적 협동조합)

2022-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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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협동조합을 만나다


손병기



국내 최초의 아파트 협동조합, 위스테이별내 사회적 협동조합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부동산 광풍의 시대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아파트를 주거와 투자와 투기의 경계, 자산증식 수단으로 여기다 보니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있고, 공동체 파괴로 인한 사회적 문제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위스테이별내 협동조합 아파트는 “집은 Buy가 아니라 Live다”라는 주거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목적으로 아파트에서 새로운 아파트 공동체를 만들려고 실험하고 있습니다.


위스테이별내 아파트는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조직의 명칭에서 드러나는 것처럼 사회적 협동조합입니다.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형 공공지원 민간임대 아파트이기도 합니다. 마을공동체 아파트이기도 하고, 주택협동조합의 대규모 사회주택이며, 회복적 정의에 의해 갈등관리를 해나가는 회복적 아파트이기도 합니다. 


아파트 평형은 60㎡, 74㎡, 84㎡ 세 가지 형태가 있습니다. 총 491세대, 1400여 명 정도가 2020년 6월 입주를 시작으로 같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공동체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커뮤니티 공간도 법정 기준의 2.5배 정도일 정도로 넓은 커뮤니티 공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공간에는 동네카페, 돌봄교실, 어린이집, 방과후교실, 동네도서관, 동네체육관, 동네창작소, 플레이존, 공유부엌, 동네텃밭 등 삶을 풍요롭게, 공동체를 윤택하게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전 세대의 돌봄과 교육을 위한 백 개의 학교를 중심으로 누구나 가르치고 배우고 즐길 수 있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공간과 상가를 통해서 대안적 주거, 대안적 경제 모델들 역시 실험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프로그램, 동아리, 돌봄, 로컬푸드, 자원순환, 공유경제, 일자리 등 입주민 간에 촘촘히 관계를 만들고 관계 속에서 신뢰가 만들어지기 시작하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관계와 신뢰를 더욱 두텁게, 두텁게 만들어서 사회자본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이 정부로부터 인정을 받아서 국무조정실에서 주최하는 “2021년 생활SOC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아파트, 회복적 정의를 만나다. 


갈등이 없는 공동체는 없습니다. 어떻게 갈등을 관리하느냐가 공동체의 성격, 더 나아가 존폐를 결정하기도 합니다. 이미 조합은 2017년부터 갈등관리를 위한 방법론으로 회복적 정의의 정신을 배우고 있습니다. 작년에 23명의 활동가가 80시간의 교육을 받았고, 올해에는 보수 교육을 통해 10여 명이 3급 자격증, 5명이 2급 자격증을 따기도 했습니다. 이미 3명은 경기도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학교폭력조정위원으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회복적 정의 교육을 받으신 분들을 중심으로 갈등조정위원회를 구성하고, 공동체주택 규정에 층간소음 등 입주민 간의 갈등을 다루는 기구로써 명문화를 하였으며, 전 입주민이 참여하는 존중의 약속을 만들어 대의원총회에서 의결하고 입주민들에게 잘 지켜질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갈등조정위원회는 층간소음, 반려견, 흡연 등 입주민 간에 발생하는 갈등을 갈등조정위원회에서 조정 활동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회복적 정의는 어려운 개념이 아닙니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고 나누고 부대끼는 것으로 갈등을 최대한 줄이되, 발생한 갈등은 공동체적 관점에서 참여하고 책임지는 관계가 되자는 것을 의미합니다.


나아가 위스테이별내 사회적 협동조합은 한국평화교육훈련원, 남양주 경찰서, 교육청과 남양주 회복적도시준비네트워크를 만들어 남양주를 회복적 도시로 만들기 위한 노력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위스테이별내 사회적 협동조합은 마을공동체 활동의 새 지평을 열어갑니다. 몰트만이 “가난의 반대는 소유가 아니다. 가난의 반대는 공동체이다.”라고 했던 것처럼 위스테이별내 사회적 협동조합은 공동체를 통하여 삶의 가치를 높이는 아파트, 일과 여가, 배움과 놀이, 돌봄과 나눔이 함께하는 사람 사는 아파트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위스테이별내 사회적 협동조합의 대안적 주거 모델이 전국으로 확대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위의 글은 [RJ 저널 12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독자 투고는 누구나에게 열려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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