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사법화' 부른 2개의 법이 10년 뒤엔 학교 죽일 것" [오마이뉴스, 윤근혁 기자, 2026-08-26]

2026-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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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사법화' 부른 2개의 법이 10년 뒤엔 학교 죽일 것"


[현장]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 국민운동' 12개 단체가 지목한 학폭예방법과 아동학대처벌법 

오마이뉴스, 윤근혁 기자, 20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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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사법화'를 부른 두 축인 학교폭력예방법(학폭 결과 학교생활기록부 기재법)과 학교에 잘못 이식된 아동학대처벌법(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이 10년 뒤엔 학교를 죽일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왔다. 이 같은 전망에 대해 학부모 대표, 교육학자, 교원단체 대표 등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재영 원장 "상대를 이기기 위한 가장 저렴한 수단, 천박한 문화는..."

교육의봄,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좋은교사운동,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 12개 단체가 모인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 국민운동'은 '교사와 학부모는 어쩌다 고소·고발 관계가 되었나?' 토론회를 지난 25일 오후 3시 서울 용산구 교육의봄 강당에서 열었다. 이 자리엔 50여 명의 학부모, 교육학자, 교원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국민운동이 '교육공동체 신뢰 위기 실태 파악'을 위해 준비한 8차례의 토론회 가운데 첫 번째 자리다.


이 토론회 발제에서 이재영 한국평화교육훈련원 원장은 "2014년 시행된 아동학대처벌법이 학교에서 초래한 가장 심각한 결과는 아동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법이 학교와 교사를 공격하는 무기로 전용되었다는 사실"이라면서 "이 전용의 주된 통로가 다름 아닌 학교폭력 사안 처리 과정이었다는 점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폭예방법과 2012년 발표된 학폭근절 종합대책'에 따라 학폭 결과를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 기재하면서, 학부모가 이를 무력화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학교와 교사를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로 역고소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이 원장은 "학생을 따로 불러 묻는 것이 '정서적 학대'가 되고, 학생을 분리해 앉힌 것이 '방임'이 되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 '정서적 폭력'이 된다"면서 "(학폭 가해 자녀를 둔) 학부모가 대응 과정에서 학폭 사안을 교권과 아동 인권의 충돌 구도로 재편해 버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원장은 이런 아동학대 신고에 대해 "학폭 처분을 지연시키고 무력화하는 가장 저렴한 수단이 되었다"면서 "상생을 가르쳐야 할 교사들이 사법의 승패 구조에 내몰리고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 보호자와 법적 대결을 벌여야 하는 현실 속에서 교권이 설 자리가 있겠느냐. 상대를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천박한 문화를 경험하게 하는 것은 우리 시대 가장 큰 비극"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2012년 학폭법 개정이 학생과 학생 사이의 갈등을 사법의 영역으로 옮겼다면, 2014년 아동학대처벌법은 교사와 학생 사이의 관계를 사법의 영역으로 옮겼다"라면서 "이 두 축은 학폭 처분을 피하려고 아동학대 신고를 불러내고, 아동학대 신고의 위협이 다시 교사의 (교육적) 대응을 위축시키는 상호 증폭 구조가 만들어졌다"라고 지적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학교에서 벌어진 일은 두 법이 결합해 만들어낸 구조의 실패였다"라고도 짚었다.

이런 실패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이 원장은 "(학생생활 문제와 관련) 갈등, 분쟁, 폭력은 구분해서 대응해야 한다"면서 "갈등은 학교 공동체의 일상적 실천으로 해결해야 하고, 분쟁은 북유럽 학교에서 시행하는 '즉시 대화 조치' 등의 제도화로 풀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폭력과 같은 심각한 사건은 즉시 분리하여 사법 절차로 처리해야 한다. 그러나 나머지 80~90%의 사안은 교육적 해결이 가능하도록 대화모임을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학교 사법화'를 부추긴 두 법의 존재에 대해 "학교 구성원들이 사법 전쟁을 치르는 (학교) 사회에서 건강한 시민이 자라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이렇게 10년이 지나가면 학교는 죽고 우리의 미래 사회도 죽을 수밖에 없다"고 탄식했다.

김용 교수 "학교 사법화, 가장 큰 책임자는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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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교수(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도 "학교 사법화 문제에서 가장 책임이 있는 사람은 (이명박 정부와 윤석열 정부에서 교육부장관을 역임한) 이주호라고 생각한다"면서 "지금의 학폭법을 만든 사람은 이주호다. 신자유주의 개혁과 보수 정부가 결합하는 경우 교육 사법화가 훨씬 강화된다"라고 짚었다.

박영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도 "교육공동체가 회복하려면 교육적 논의가 가능하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교원의 정당한 지도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로 보지 않도록 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징벌 위주의 학폭예방법을 폐지하고 회복적 생활교육으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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