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바다 착취하는 한국석유공사를 규탄한다[왜냐면]
한겨레 l 김아현(해초) '자유함대연합'(FFC) 구호선단 탑승자 l 2025.11.17
멀리있는 팔레스타인과 한국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가. 그 먼 거리를 단숨에 연결하고 우리를 팔레스타인에 연루시킨 활동가 해초의 글입니다. 팔레스타인 바다를 약탈하는 것에 한국석유공사도 연루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책임도 우리에게 있습니다.

김아현(해초) | ‘자유함대연합’(FFC) 구호선단 탑승자
지난 9월27일 ‘가자로 가는 천개의 마들린호’(TMTG) 선단은 이탈리아의 작은 항구에서 출항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봉쇄를 부수기 위한 인도주의적 구호 항해를 시작했다. 20여개국에서 온 70명의 시민이 9척의 배에 탑승했고 나는 선원으로 함께했다. 매일 밤, 동쪽 하늘에 뜬 가장 빛나는 별을 향해 항해하며 우리는 빛을 향해 간다고 느꼈다.
항해를 시작한 지 11일째 되는 10월8일 새벽 2시께 가자지구로부터 약 120해리 떨어진 공해상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배와 항해자들이 불법 나포됐다. 유엔해양법회의에 따르면 공해는 영유권이나 배타권이 특정 국가에 속하지 않는 바다를 말한다. 한 나라의 주권이 미치는 바다인 영해는 육지로부터 12해리까지다. 이스라엘은 이로부터 10배나 떨어진 바다에서 국제 구호단체의 배를 나포해 배와 물품을 갈취했고, 항해에 참여한 세계 시민, 정치인, 의료진, 기자를 테러리스트라는 명목으로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했다. 나 또한 마실 물조차 없는 더러운 감옥에 수감돼 손목이 묶이고 눈이 가린 채 극심한 추위에 떨어야 했다. 그들은 우리를 총과 가스총으로 위협하며 조롱·협박했고 변호사를 만나지 못하게 했다. 이는 명백한 불법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땅을 점령했을 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앞바다도 점령하고 있다. 팔레스타인뿐만 아니라 시리아, 레바논 등을 포함하는 지중해 동쪽 해안인 레반트 유역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전쟁과 학살은 그저 서로가 싫다거나 하는 단순한 이유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학살과 침략이 거대한 이익을 벌어들이는 ‘자본’과 연결되어 있고, 21세기 전쟁과 학살 대부분은 ‘에너지’를 침탈하기 위함이다.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에 동조하는 미국과 유럽의 국가들은 이번 전쟁에서 어떤 야심을 갖고 있을까.
첫째, 팔레스타인 앞바다는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가져온다. 1998년 처음 가자지구 연안에서 가자마린 가스전이 발견되었다. 최근까지도 가자 전역과 레바논, 시리아 앞바다에 가스전이 존재함을 확인했다. 2019년 유엔무역개발기구 보고서(UNCTAD)에 따르면 “순 가치 4530억달러(약 655조원)에 달하는 천연가스와 순 가치 약 710억달러에 달하는 17억배럴의 석유”가 레반트 유역에 매장되어 있다. 이스라엘은 이미 리바이어던 가스전에서 62만㎦, 타마르 가스전에서 31만㎦의 가스를 생산해 이집트, 요르단, 유럽까지 수출하고 있다.
둘째, 러시아를 통과하지 않는 가스 파이프라인을 찾고 있던 유럽 국가들에게 팔레스타인 앞바다부터 이어지는 새로운 에너지 공급로는 엄청난 기회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러시아를 통해 에너지를 공급받던 유럽은 에너지 공급로를 잃었다. 유럽은 러시아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에너지 공급로를 만들기 위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해안 부근에서 천연가스 채굴을 하는 이스라엘과 계약했다.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인근 해역의 가스전 탐사 라이선스를 발행한 이스라엘은 가자 앞바다에서 발견된 석유와 가스자원을 독점적으로 탐사하고 있고 팔레스타인은 아무런 지분을 갖지 못하고 있다. 모든 이익은 가스전 탐사를 주도하는 이스라엘과 그에 참여하는 미국 회사 ‘노블 에너지’, 영국 최대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이탈리아 이엔아이(ENI), 한국석유공사 등이 함께 나누고 있다. 가스 탐사권 발행으로 이스라엘 정부는 1500만달러(약 204억원)의 이익을 얻었다.
사람들은 그 먼 나라 이야기를 한국에서 왜 하느냐고 묻는다. 그 먼 나라의 학살과 침탈에 한국이 관여하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바다를 약탈하는 것에 한국석유공사도 연루되어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이전부터 ‘대왕고래’에 대한 탐사 등으로 수십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내면서 기름 유출 사고 등 다양한 환경 문제를 초래해왔다. 한국석유공사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다나 페트롤리엄’은 영국과 이스라엘의 에너지 대기업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가스전 수탈에 관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땅에서 모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추방하거나 살인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 땅에서 한국이 가담하고 있는 학살 공모를 끊어내자. 오는 26일 울산에 있는 한국석유공사 본사 앞에서 규탄 집회가 있다. 목소리와 연대로 함께하자.
팔레스타인 바다 착취하는 한국석유공사를 규탄한다[왜냐면]
한겨레 l 김아현(해초) '자유함대연합'(FFC) 구호선단 탑승자 l 2025.11.17
멀리있는 팔레스타인과 한국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가. 그 먼 거리를 단숨에 연결하고 우리를 팔레스타인에 연루시킨 활동가 해초의 글입니다. 팔레스타인 바다를 약탈하는 것에 한국석유공사도 연루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책임도 우리에게 있습니다.
김아현(해초) | ‘자유함대연합’(FFC) 구호선단 탑승자
지난 9월27일 ‘가자로 가는 천개의 마들린호’(TMTG) 선단은 이탈리아의 작은 항구에서 출항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봉쇄를 부수기 위한 인도주의적 구호 항해를 시작했다. 20여개국에서 온 70명의 시민이 9척의 배에 탑승했고 나는 선원으로 함께했다. 매일 밤, 동쪽 하늘에 뜬 가장 빛나는 별을 향해 항해하며 우리는 빛을 향해 간다고 느꼈다.
항해를 시작한 지 11일째 되는 10월8일 새벽 2시께 가자지구로부터 약 120해리 떨어진 공해상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배와 항해자들이 불법 나포됐다. 유엔해양법회의에 따르면 공해는 영유권이나 배타권이 특정 국가에 속하지 않는 바다를 말한다. 한 나라의 주권이 미치는 바다인 영해는 육지로부터 12해리까지다. 이스라엘은 이로부터 10배나 떨어진 바다에서 국제 구호단체의 배를 나포해 배와 물품을 갈취했고, 항해에 참여한 세계 시민, 정치인, 의료진, 기자를 테러리스트라는 명목으로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했다. 나 또한 마실 물조차 없는 더러운 감옥에 수감돼 손목이 묶이고 눈이 가린 채 극심한 추위에 떨어야 했다. 그들은 우리를 총과 가스총으로 위협하며 조롱·협박했고 변호사를 만나지 못하게 했다. 이는 명백한 불법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땅을 점령했을 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 앞바다도 점령하고 있다. 팔레스타인뿐만 아니라 시리아, 레바논 등을 포함하는 지중해 동쪽 해안인 레반트 유역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전쟁과 학살은 그저 서로가 싫다거나 하는 단순한 이유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학살과 침략이 거대한 이익을 벌어들이는 ‘자본’과 연결되어 있고, 21세기 전쟁과 학살 대부분은 ‘에너지’를 침탈하기 위함이다.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에 동조하는 미국과 유럽의 국가들은 이번 전쟁에서 어떤 야심을 갖고 있을까.
첫째, 팔레스타인 앞바다는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가져온다. 1998년 처음 가자지구 연안에서 가자마린 가스전이 발견되었다. 최근까지도 가자 전역과 레바논, 시리아 앞바다에 가스전이 존재함을 확인했다. 2019년 유엔무역개발기구 보고서(UNCTAD)에 따르면 “순 가치 4530억달러(약 655조원)에 달하는 천연가스와 순 가치 약 710억달러에 달하는 17억배럴의 석유”가 레반트 유역에 매장되어 있다. 이스라엘은 이미 리바이어던 가스전에서 62만㎦, 타마르 가스전에서 31만㎦의 가스를 생산해 이집트, 요르단, 유럽까지 수출하고 있다.
둘째, 러시아를 통과하지 않는 가스 파이프라인을 찾고 있던 유럽 국가들에게 팔레스타인 앞바다부터 이어지는 새로운 에너지 공급로는 엄청난 기회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 러시아를 통해 에너지를 공급받던 유럽은 에너지 공급로를 잃었다. 유럽은 러시아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에너지 공급로를 만들기 위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해안 부근에서 천연가스 채굴을 하는 이스라엘과 계약했다.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인근 해역의 가스전 탐사 라이선스를 발행한 이스라엘은 가자 앞바다에서 발견된 석유와 가스자원을 독점적으로 탐사하고 있고 팔레스타인은 아무런 지분을 갖지 못하고 있다. 모든 이익은 가스전 탐사를 주도하는 이스라엘과 그에 참여하는 미국 회사 ‘노블 에너지’, 영국 최대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이탈리아 이엔아이(ENI), 한국석유공사 등이 함께 나누고 있다. 가스 탐사권 발행으로 이스라엘 정부는 1500만달러(약 204억원)의 이익을 얻었다.
사람들은 그 먼 나라 이야기를 한국에서 왜 하느냐고 묻는다. 그 먼 나라의 학살과 침탈에 한국이 관여하기 때문이다. 팔레스타인 바다를 약탈하는 것에 한국석유공사도 연루되어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이전부터 ‘대왕고래’에 대한 탐사 등으로 수십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내면서 기름 유출 사고 등 다양한 환경 문제를 초래해왔다. 한국석유공사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다나 페트롤리엄’은 영국과 이스라엘의 에너지 대기업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가스전 수탈에 관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땅에서 모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추방하거나 살인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 땅에서 한국이 가담하고 있는 학살 공모를 끊어내자. 오는 26일 울산에 있는 한국석유공사 본사 앞에서 규탄 집회가 있다. 목소리와 연대로 함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