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형 '교권보호단'은 교권보호의 새로운 모델이 될까 [시사IN, 문준영 기자, 2026-08-04]

2026-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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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형 '교권보호단'은 교권보호의 새로운 모델이 될까



교권 침해 사건이 발생하면 학교에 전담관을 파견해 교사를 밀착 지원하는 ‘교권보호단’이 경기도에서 출범한다. 피해 교원을 도울 대안이라는 기대와 사후 처방일 뿐이라는 회의론이 공존한다.


시사IN, 문준영 기자, 2026.08.04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에서 교사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 ‘교권보호국’이 현실에 뜬다. 전국 학생과 교사의 3분의 1 가까이가 집중된 경기도교육청에서다. 7월13일 안민석 신임 경기도교육감은 취임 후 2호 정책으로 교육감 직속 조직 ‘교권보호단’ 운영 계획을 결재했다. 경기도형 교권보호단은 교권 침해 중대 사안과 교육활동 보호정책을 지휘하는 독립기구다. 교권보호119팀과 통합 법률지원팀으로 구성되며, 안민석 교육감이 직접 단장을 맡는다.


기존에도 시도 교육청별로 교권보호를 위한 기구인 교육활동보호센터가 설치돼 있었고, 교원단체나 학교안전공제회를 통한 행정적 지원도 제공돼왔다. 그럼에도 별도의 전담 조직을 신설한 이유는 무엇일까. 안민석 교육감은 7월21일 〈시사IN〉과 통화에서 “과거에는 사건이 발생하고 지원을 받기까지 시차가 길었다. 교권보호단의 핵심은 사건이 발생하는 즉시 교권보호단이 투입돼 1대 1로 원스톱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초반에 신속히 대응해서 상황을 수습하는 것이 1차 목적”이라고 말했다.


경기도형 교권보호단의 핵심은 전국 최초로 도입되는 ‘교권보호전담관’ 제도다. 드라마 〈참교육〉에서 교권보호국 소속 감독관은 신임 교사 등으로 신분을 위장해 학교에 잠입 수사하지만, 경기도형 교권보호단의 교권보호전담관은 피해 교사를 전담 지원하는 역할에 머무른다. 세부 운영 기준이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교권보호전담관은 사건 초기 대응부터 현장에 파견돼 사안 조사, 법률 자문, 심리 상담 등을 맡아 피해 교원을 밀착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안 교육감의 설명에 따르면 교권보호전담관은 재능 기부를 원칙으로 하며 수당을 받는 구조로 운영된다. 경기도교육청은 7월15일부터 교권보호전담관 50명을 공개 모집하고 있다. 도내 전현직 교원, 변호사, 의사, 경찰 등이 지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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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권보호단은 교권보호전담관이 선발된 이후 정식으로 출범할 예정이다. 안 교육감은 “오늘(7월21일)까지 600여 명이 지원했다. 처음 하는 것이니 시행착오는 있겠지만, 하면서 완성도를 높여갈 것이다. 1년이면 교권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참교육〉의 ‘교권보호국’ 모델을 벤치마킹했느냐는 질문에는 “전부터 생각해왔다. 〈참교육〉은 실천할 명분을 달아준 것”이라고 답했다.


교원단체들은 일단 환영하는 분위기다. 교권보호단 출범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인 7월14일 오후, 경기교사노동조합(경기교사노조)은 경기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무고성 아동학대 고소를 규탄하고 교권보호단을 즉시 가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함민주 경기교사노조 교권국장은 〈시사IN〉과 통화에서 “이번 교권보호단이 제대로 가동되면, 교사가 교권 침해를 당했다고 교육청에 신고했을 때 나머지 일은 교육청에서 알아서 지원한다는 것 아닌가. 내용 자체만으로는 기대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장승혁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 대변인도 “초기 단계부터 지원하는 기능이 제대로 운영되면, 선생님들은 환영할 수밖에 없다. 교육부 차원의 컨트롤타워와 시도교육청의 현장 출동 조직이 함께 구축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현장 교사 가운데에는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이도 있었다. 경기도 화성시에서 근무하는 2년 차 고등학교 교사 박 아무개씨는 “교권보호가 관심받는 일 자체는 환영하지만, 대부분 회의적이고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무언가를 해서 효과를 본 적이 없지 않나. 더 이상 실망하기 싫어서 기대조차 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교사에게 1대 1로 보디가드를 붙여준다는 건, 교사라는 존재가 보호받을 만큼 약하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 아닌가. 교육활동을 교사답게 하고 싶을 뿐, 교사가 지켜줘야 하는 존재로 인식되는 것은 싫다”라고 말했다.


학교 밖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있었다. 인천시교육청은 2024년 전국 최초로 교육감 직속으로 교육활동 보호 전담 조직을 구성했다. 인천의 한 3년 차 고등학교 교사는 “학교에 외부 전담 인력이 찾아오면 소문이 나고 다른 교직원과 학부모도 알게 된다. 정말 중대한 사안이 아니면 도움 요청하기가 망설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에서 인력을 지원한다는 점에 관해서는 다른 견해도 있다. 함민주 경기교사노조 교권국장은 “현재로서는 학교 관리자의 성향이나 개인 친분에 따라 대응 수준이 달라진다. 외부 전문 인력의 공정한 지원이 균등한 보호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교권보호단은 어디까지나 사건 발생 이후 교사를 돕는 ‘사후적 조치’에 그칠 뿐, 교권 회복의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기도 화성시에서 근무하는 6년 차 초등학교 교사 남 아무개씨도 “상황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받는 것이지, (교권보호단이 교권 침해 문제의) 원인을 해결하지는 못할 듯하다. 현실적으로 해결이 가능한 문제인지 의문이 든다”라고 말했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 역시 교권보호단 출범과 별개로 “아동복지법을 개정하고, 교육활동 중에 일어난 사고에 대해 교사 개인에게 면책권을 부여해야 한다. 가을 정기국회에서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국으로 번지는 ‘교권보호단’


그럼에도 경기도교육청이 촉발한 전담 조직 신설 흐름은 전국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7월16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조사한 결과, 경기도를 비롯해 부산·강원도·충남·경북·제주·대전교육청 등에서 전담 조직 신설을 검토하거나 추진 중이라고 대답했다.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서울·세종 등 7곳은 유사한 전담 조직을 이미 운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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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교육청보다 높은, 교육부 차원의 교권보호 전담 조직 신설에 대해서는 울산을 제외한 15개 교육청이 동의 의견을 냈다. 동의한 교육청들은 중앙 차원의 전문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으며 시도교육청과의 협력체계 강화를 기대한다고 답했다. 유일하게 비동의 입장을 밝힌 울산교육청 관계자는 7월22일 “조직 신설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공동체 문화 조성이 우선이라는 조용식 울산시교육감 의견에 따라 신중 의견을 냈다”라고 말했다. 동의 의견을 낸 정근식 서울시교육감도 〈시사IN〉과 인터뷰(제981호 “교권보호국 전에 ‘교권존중국’ 있어야” 기사 참조)에서 “교권보호 기구 신설을 요구하는 현장의 절박함을 알고 있지만, 교권보호는 반드시 교육적인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교권보호국 전에 교권존중국 같은 게 있어야 한다”라고 신중론을 낸 적이 있다. 경기도형 교권보호단이 드라마 속 응징의 카타르시스를 넘어 공존의 교실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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