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 스토리

회복적정의실천센터는 다양한 영역에서 회복적 정의에 입각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우리 사회 곳곳에 회복적 정의의 씨앗을 뿌리고 있습니다.

회복적정의 실천센터에서 진행한 실천사례

양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청소년 특별 교육 진행 l 2025. 2. 26, 28

사단법인 한국회복적정의협회
2025-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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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할 수 있는 것 💧 양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청소년-보호자 특별 교육 후기



두 번째여서일까요? 첫 번째 발걸음은 낯설고 긴장되어 한 걸음 한 걸음이 조심스러웠다면, 이번 발걸음은 가볍고 경쾌했습니다. 회복적정의실천센터가 세 명의 청소년과 네 명의 보호자를 만나기 위해  2월 26일과 28일 이틀에 걸쳐 경기도 양주시 옥정동에 위치한 양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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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센터는 지난해 10월에 이어서 이번에도 양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의뢰를 받아 법원의 수강명령을 받은 청소년과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회복적 정의에 기반한 특별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서경희 회원, 길정례 회원, 김은석 회원이 윤구식 소장과 함께 진행자로 참여했고, 김혜경 회원과 박은영 회원이 지난가을에 이어 이번에도 협력 진행자로 함께했습니다. 


교육 대상자가 모두 남학생이었던 지난번과 달리 이번에는 여학생이 두 명이나 있었습니다. 한 학생의 경우 어머니 뿐 아니라 아버지도 함께 교육에 참여했습니다. 교육 시간이 한 시간 줄어들어 프로그램을 좀 더 압축적으로 진행해야 했습니다. 이래저래 염려되는 점들이 있었지만, 두 번째 방문이라는 데서 오는 익숙함과 양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 노정원 팀장님의 환대, 양주를 홈그라운드로 둔 진행자들이 만들어내는 편안한 분위기 덕분에 걱정을 떨쳐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처음 만나 서클로 둥글게 앉았을 때 흐르는 어색함과 긴장감은 피할 수 없습니다. 첫 질문에 대한 답으로 몸과 마음의 상태를 신호등 색깔로 표현했는데, 주황색과 빨강색이 꽤 많습니다. 알러지가 올라와 몸과 마음에 빨강 신호등이 켜졌다는 어머니, 예상치 못하게 아는 친구를 만나 멋쩍어진 아이, 간밤에 잠을 거의 못 잤다는 진행자 선생님 등 녹록치 않은 일상의 영향으로부터 아직 벗어나지 못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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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긴장감을 풀어 주는 데 특효약이 있지요. 바로 공동체 놀이입니다. 😄 길정례 회원이 진행한  ‘큰 바람이 불어와’와 ‘샐러드 게임’을 하고 나니, 다들 얼굴에 웃음기가 돕니다(아이들보다 어른들이 공동체 놀이에 더 열심인 것 같다는 생각은 저만의 착각일까요?). 학생들과 보호자들이 흩어져서 진행한 서클 대화와 클레이 만들기 활동은 자신과 가족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드러내는 시간이었습니다. 특히나 터널과도 같은 힘겨운 시간을 보내온 보호자들은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나누며 금새 공감대를 형성한 듯했습니다. 


이어서 세 모둠으로 나누어 진행한 시나리오 워크숍에도 학생들과 보호자들은 열심히 참여했습니다.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갈등 사례를 놓고 한 모둠은 피해자 입장에서, 다른 모둠은 가해자 입장에서, 또 다른 모둠은 관련 기관 입장에서 각기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을지, 어떻게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랄지 머리를 맞대 논의하고 발표했습니다. 처음에는 쭈뼛거리기만 하던 여학생이 당차고 조리 있게 발표하는 모습에 진행자 선생님들의 입이 떡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엘마이라 사건’에 대한 영상 시청과 회복적 정의 패러다임에 대한 윤구식 소장의 짧은 강의를 끝으로 첫째날 교육은 마무리되었습니다. 


하루 걸러 다시 만났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학생들의 변화였습니다. 첫날 마스크를 하고 모자를 푹 눌러 썼던 친구는 모자와 마스크를 벗고 환한 얼굴로 자리에 앉았습니다. 이전 시간에 뛰어난 발표로 모두를 놀라게 한 친구도 밝은 표정으로 어머니 옆에 앉아 재잘거립니다. 급한 사정이 생겨 10분가량 늦게 도착한 남학생과 어머니는 그새 서클 대화 방식에 적응했는지 중간에 합류했는데도 어색해하지 않고 질문 주제에 맞게 자기 이야기를 꺼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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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진행한 ‘생일 자리 앉기’와 ‘색종이 접기’ 활동은 참가자들의 평화 감수성을 자극했습니다. 눈빛과 몸짓으로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것, 내가 A라고 말하더라도 상대방은 A라고 이해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등 우리가 일상 속에서 자주 놓치는 단순한 진실을 새롭게 되새겼습니다. 


청소년과 보호자가 함께하는 특별 교육의 백미는 가족 대화 시간입니다. 앞서 청소년과 보호자들은 일대일로 짝을 이룬 진행자와 대화하며 회복적 질문에 답하고 회복적 성찰문을 작성해 보는데요. 그후 가족별로 만나 진행자와 함께 다시 한 번 자신과 가족이 이번 일로 받은 영향을 돌아보고, 어떻게 회복해 갈 수 있을지 마음을 나눕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일상 속에서 서로를 존중하기 위해, 각자 어떤 필요를 느끼는지 귀 기울여 들어보고,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들을 정리하며 존중의 약속문을 만들어 내는 것이지요. 


이틀 내내 알러지 때문에 힘든 몸을 이끌고 교육장에 나온 보호자가 가족 대화를 마친 후 마지막 소감으로 딸에게 한 마디를 건냅니다.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해 줘~” 옆에 앉은 딸은 눈웃음을 지으며 답합니다. “엄마도 약속 잘 지켜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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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족이 만든 약속문에 담긴 내용들은 어찌 보면 사소하고 평범할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약속을 만들기 위해 나누는 평범하지 않은 대화(회복적 대화) 속에서 청소년과 보호자들은 서로를 향한 사랑과 기대를 새삼스럽게 확인했습니다. 가족 대화를 진행한 서경희 회원도 “부모와 자녀가 서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확인하는 자리”였다고 소감을 나누었습니다. 


둘째 날 여는 서클에서 물방울 토킹스틱을 준비해 온 윤구식 소장은 참가자들에게 벌새 이야기의 교훈을 들려주었는데요. 마지막 닫는 서클은 다음과 같은 소감으로 마무리지었습니다. 


“이번에 8시간 교육을 받고 돌아간다고 해서 여러분이 갑자기 변하지는 않을 거예요. 하지만 벌새가 말한 것처럼, 우리는 오늘 서로가 ‘지금 할 수 있는 것’들을 같이 찾아 보았어요. 이번 교육이 앞으로도 여러분이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하나씩 해 나가는 새로운 출발선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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